한국,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 아니다…지질학자들이 경고하는 기후변화의 영향
-2024 세계지질과학총회(IGC)에서 밝혀진 지진 발생 패턴 변화
-기후변화, 지각판 내부 지진 빈발의 새로운 원인으로 주목받아
한국이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경고가 지질학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지각판 경계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던 대형 지진이 이제는 지각판 내부에서도 빈번해지고 있으며, 그 원인 중 하나로 기후변화가 지목되고 있다.
최진혁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활성지구조연구센터장은 지난 2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4 세계지질과학총회(IGC)’에서 이와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기후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한국도 더 이상 지진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의미이다.
세계지질과학총회는 4년마다 열리는 지질학 분야의 국제 학술대회로, 올해 부산에서 열린 행사에는 121개국의 지질학 연구자 7,000여 명이 참가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지각활동 외에 지진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요인을 찾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지진, 더 이상 지각판 경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진은 주로 지각판 경계 지역에서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한국과 몽골 등 지각판 내부에서도 지진이 빈번해지고 있다. 최 센터장은 "지각판의 움직임 외에도 기후 변화가 지진 발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최근 연구를 통해 이 같은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얀 클링거 프랑스 파리지구물리연구소 팀장은 "지진 발생 패턴은 긴 기간에 걸쳐 일어나기 때문에 특정 기간에 발생한 지진을 확대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기후 변화가 지진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기 위한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히말라야 지역에서 강수량 변화가 지반의 힘을 변화시키고 계절에 따른 지진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기후 변화와 지진의 연관성을 시사하는 예로 들었다.
기후 변화와 지진의 연관성, 이제는 연구가 필요하다
최 센터장은 한국에서 기후 변화와 지진의 연관성을 찾는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북유럽에서는 이미 기후 변화로 인해 지진이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한국과 같은 지역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지표·지하수의 특성 변화가 지진 활동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진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위험성을 평가하고 대비하는 데 기후 변화 연구는 필수적이라는 점도 강조되었다. 클링거 팀장은 "지진 연구를 통해 정확한 발생 시점을 예측할 수는 없으나, 위험성을 평가해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기후 변화가 지진 발생 패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대비하는 연구가 중요해지고 있다. 한국도 더 이상 지진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으며, 기후 변화에 대한 이해와 대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오마이광주 조창용 기자>
조창용기자
2024-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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